이사할 때 장기수선충당금 못 받았다면? 지금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이사를 끝내고 예전 관리비 내역을 보다가 뒤늦게 ‘장기수선충당금’이라는 항목을 발견했다면 한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아파트에서 전세나 월세로 몇 년을 살았다면 매달 관리비와 함께 장기수선충당금을 납부했을 수 있는데요.
문제는 이 돈을 이사할 때 정산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그냥 나오는 경우입니다.
이미 보증금도 모두 돌려받았고 이사까지 끝났다면 “그때 못 받았으니 이제 끝난 건가?” 싶을 수 있습니다.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은 원래 주택 소유자가 부담하는 돈이고, 임차인이 대신 납부했다면 소유자가 그 금액을 반환하도록 법령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이사를 나왔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예전에 살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연락해 ‘장기수선충당금 납부확인서’를 요청해보세요.
내가 관리비로 냈는데 왜 집주인이 돌려줄까요?
여기서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관리비는 내가 살면서 직접 냈는데 왜 집주인이 이 돈을 돌려줘야 하지?”
장기수선충당금의 성격을 알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아파트에는 승강기나 배관, 외벽처럼 오랫동안 사용하다가 큰돈을 들여 교체하거나 보수해야 하는 시설들이 있습니다.
이런 공사를 미래에 하기 위해 미리 적립해두는 돈이 장기수선충당금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에서는 장기수선충당금을 해당 주택의 소유자로부터 징수해 적립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아파트에서는 이 금액도 다른 관리비와 함께 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월세로 살던 임차인이 매달 관리비 전체를 내다 보면 결과적으로 집주인이 부담해야 할 장기수선충당금까지 대신 납부하게 되는 것입니다.
관리비는 내가 냈지만, 그 안에 원래 집주인이 부담해야 할 돈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관리사무소에서 돈을 환급받는 것은 아닙니다
장기수선충당금을 돌려받는다고 하니 관리사무소에 가서 그동안 적립한 돈을 환급받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구조는 아닙니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아파트의 장기적인 시설 교체와 보수를 위해 계속 적립되어 있는 돈입니다. 세입자가 이사한다고 해서 관리사무소가 적립금 일부를 빼서 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임차인이 원래 소유자가 부담해야 할 장기수선충당금을 대신 낸 만큼 소유자에게 반환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관리사무소는 그동안 임차인이 얼마를 납부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납부확인서를 발급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미 이사했다면 관리사무소부터 연락하세요
몇 달 전, 혹은 몇 년 전에 이사했다면 예전 관리비 고지서를 전부 찾아볼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예전에 거주했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장기수선충당금 납부확인서를 요청해보세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에서는 사용자가 장기수선충당금 납부 확인을 요구하면 관리주체가 지체 없이 확인서를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거주기간 동안 납부한 장기수선충당금 납부확인서를 발급받고 싶습니다.”
이사할 때 공인중개사나 관리사무소에서 장기수선충당금 정산을 함께 안내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별다른 안내 없이 지나갔다면 직접 납부내역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월 2만 원씩 3년 살았다면 72만 원입니다
장기수선충당금은 매달 관리비에 포함되다 보니 한 달 금액만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달 2만 원을 냈다고 해보겠습니다.
3년이면 72만 원입니다. 5년을 살았다면 단순 계산으로는 120만 원이 됩니다.
다만 이것은 이해를 위한 예시입니다.
실제 장기수선충당금은 거주기간 중 금액이 변경됐을 수도 있기 때문에 집주인에게 요청할 때는 단순 계산보다 관리사무소 납부확인서에 표시된 실제 금액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사할 때 못 받았으면 이제 못 받는 걸까요?
이 부분이 이번 글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사 당일 정산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장기수선충당금 반환을 바로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은 임차인이 대신 납부한 장기수선충당금을 소유자가 반환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반드시 이사 당일에만 정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보증금을 이미 돌려받고 임대차계약이 끝난 뒤에 장기수선충당금을 뒤늦게 알게 됐더라도 납부내역을 확인해 반환을 요청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오래된 계약이라면 소멸시효 문제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장기수선충당금 반환청구권은 일반적으로 민법상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 확인한 범위에서는 장기수선충당금 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자체를 직접 판단한 대법원 판례까지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10년이니까 아직 여유 있다”고 기다리기보다는, 뒤늦게 알게 됐다면 가능한 한 빨리 납부내역을 확인하고 반환을 요청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집주인에게는 어떻게 요청하면 될까요?
관리사무소에서 납부확인서를 받았다면 그다음은 어렵지 않습니다.
집주인에게 연락해 거주기간 동안 대신 납부한 장기수선충당금의 반환을 요청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내용증명이나 법적 절차를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납부확인서라는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정산을 요청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집주인이 반환을 거부하거나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 문자 등으로 청구 사실과 금액을 남기고, 필요하다면 내용증명이나 지급명령 등의 다음 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특약이 있다면?
임대차계약서에 별도의 내용이 없다면 임차인이 대신 납부한 장기수선충당금을 소유자가 반환하도록 한 법령 규정을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서에 “장기수선충당금은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별도의 특약이 있다면 단순하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특약의 효력에 대해서는 해석이 나뉘는 부분이 있으므로, 무조건 받을 수 있다거나 무조건 받을 수 없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계약내용과 금액을 확인한 뒤 필요하면 전문가에게 상담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아파트가 아니라 빌라나 오피스텔이라면?
이번 글은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장기수선충당금을 적립하는 아파트의 전·월세 임차인을 기준으로 설명했습니다.
빌라·다세대주택·오피스텔 등은 건물의 규모와 관리방식, 적용되는 법령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관리비 고지서에 비슷한 이름의 항목이 있다고 해서 모두 아파트의 장기수선충당금과 동일한 법적 성격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지금 해야 할 일은 하나입니다
예전에 아파트에서 전세나 월세로 살았는데 이사할 때 장기수선충당금을 정산받은 기억이 없다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전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먼저 전화해보세요.
그리고 “제가 거주했던 기간의 장기수선충당금 납부확인서를 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면 됩니다.
확인서가 발급되면 실제 납부금액을 확인하고, 그 자료를 근거로 집주인에게 반환을 요청하면 됩니다.
장기수선충당금은 관리비에 매달 조금씩 포함되어 있어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몇 년을 거주했다면 생각보다 적지 않은 금액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살던 아파트가 떠오른다면 관리사무소에 전화 한 통 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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